Stretch! #1

Stretch! 시리즈 첫 리소단편만화집

Stretch! 시리즈는 서로 다른 차원에서 출발한 세 개의 서사가서로 만나지 않고 멀어지는 순간을 포착한

리소인쇄 단편만화모음집입니다.

만화가마다 말풍선을 채우거나 비우는 선택, 대사의 양을 줄이거나 늘리는 흐름, 화면 구성을 해체하거나 조밀하게 채우는 방식은 저마다 다릅니다. 이 차이들로 만화는 단일한 칸에 머무르지 않고, 세 작가가 그리는 칸들은 서로 다른 궤적을 그리며 흩어집니다. 

세 만화가 김현민, 최성민, 황벼리 는 완벽히 다른 스타일과 서사의 만화를 만듭니다.

유연성클럽 프레스의 <Stretch!>는 시리즈의 이름처럼 서사를 '늘이는' 것 뿐 아니라,

서로 다른 방향으로 '벌어지는' 가능성을 탐구합니다.

만화소개

<만나지 않고 나아가기> _ 김현민

새로 이사 온 주인공은 문을 나설 때마다 나타나기 시작한 고양이를 발견한다.

소리 내어 우는 고양이.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매일 찾아온다.

맞은편 이웃으로부터 동네 고양이들이 이전부터 이사온 집에 밤마다 모여들었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그리고 어느 순간 찾아오지 않는 고양이. 주인공은 고양이가 지나다니거나 머물만한 곳을 찾아 동네 구석구석을 돌아다닌다. 

흔적은 거의 지워지거나 없어졌다.

현재가 과거를 어떻게 불러일으키는가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

리소 인쇄의 농도 차이는 흔적이 지워지는 과정이 된다.

<솜사탕은 빗물에 설탕물> _ 최성민

노도는 매주 목요일마다 피이에게 고백하고 차인다.

그게 벌써 일 년째.피이는 노도에게 끌리지만 그에게서 느낀 쎄함 때문에 마음을 거부한다. 

피이와 노도의 첫 만남을 그린 단편 만화.

"쟤는 아무하고나 아무렇게나 자면서 사랑한대. 내가 미쳤다고 너랑 사귀겠냐?""시금치 굴 피자 먹고 싶다."

<깃털들> _ 황벼리

아름다운 것들을 생각한다.

10대에는 만화 속 캐릭터와 아이돌을 동경하고, 20대 땐 길 위에 버려진 것들에 눈길이 갔다.

30대 중반을 지나며 좋아하던 것들이 하나 둘 줄어가는데, 어느 날 하늘을 날고 있는 새들이 보였다.

그렇게 새를 바라보며 다시 아름다운 것들을 욕망할 수 있었다.그렇게 만든 만화.

"해안에 떠밀려온 조개껍데기, 물먹은 나뭇가지, 고개가 기울어진 고양이, 틈새에 낀 깃털, 창틀에 떨어 진 날개, 하얀 목련 꽃잎의 갈색 얼룩, 개망초를 타고 오르는 개미들의 행렬, 낚싯줄에 붙잡힌 갈매기, 냉장고 틈새로 잃어버린 거북이, 창문 너머로 날아간 나이팅게일, 다섯 잎 클로버, 화분을 뒤덮은 잡초, 내가 죽인 애벌레, 내가 살린 지렁이, 선명한 하늘과 무지개의 끝 그리고 돌아오는 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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